2008 년 9 월 26 일 금요일 날씨 맑음
새벽 4 시 30 분쯤에 왼쪽 침대에서 자던 두명이 들어오는 바람에 잠깐 깼다가, 다시 잠이 들었는데
새벽 6 시에 또 누가 나가면서 소리를 내는 바람에 또 잠이 깼었습니다.
(정말 조그마한 소리만 나도 몸이 발작하며 눈이 떠져서...)
그러다 겨우 일어나보니 7 시 30 분이더군요. 아침 식사를 해야 했기에 곧장 옷을 입고 내려가
아침을 먹으러 갔습니다.
Open


유스호스텔을 고를때는 아침식사를 주는곳이 가장 좋습니다. 물론 그 질이 문제지만 보통 스위스나 독일쪽은 좋은 편입니다. 저는 보통 아침식사를 주는곳에 가면 아침만 먹고 점심 저녁을 굶을때가 많아서 특히 더했습니다.
사람이 한명밖에 없어서 여유롭게 식사를 하다가, 어제 뵌 누나가 오셔서 같이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식사를 마치고 인터라켄 OST 로 향했습니다.










웬 독수리 조각상이 세워져있던 가정집.


위쪽은 융프라요흐행 티켓, 아래쪽은 컵라면 쿠폰입니다.

융프라요흐로 올라가는 선로도가 열차 내부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로마행 티켓 예약을 하고 융프라요흐행 티켓을 사고 나니 2 분밖에 남질 않아서 서둘러 뛰어가
열차를 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그란델왈드로 향했습니다.
(참고로, 각 여행책자 뒷편에 있는 '인터라켄 열차 할인권' 같은건 그냥 찢어서 돈과 같이
제시하시면 됩니다. 할인권이 한글로 되어있어서 접수원이 이게 뭔가 하고 돌려주거나, 혹은
설명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할인권인거 알고 알아서 할인해주니 걱정마세요.)






재미있었던 식당 입구의 조각상들.


그란델왈드에 마켓이 있어서 여기서 물을 하나 사고 근처를 구경하다, 열차를 다시 타고
그란델왈드와 브루넨 방향이 한곳으로 모이는 지점인 클라이네 샤이덱으로 향했습니다.
(설명하자면, 융프라요흐로 올라가는건 크게 그란델왈드 방향과 브루넨 방향으로 나뉩니다.
그러다 중간에 합쳐지는데 그곳이 바로 클라이네 샤이덱입니다.)


한번 불어보고 싶더군요.



꽃들을 팔던 한 꽃집.


클라이네 샤이덱행 열차.

그란델왈드의 풍경도 정말 멋집니다.





클라이네샤이덱 가는길. 풍경이 갑자기 변하기 시작했지요.


이곳이 클라이네 샤이덱입니다.

이런 산악열차는 선로의 경사가 높기 때문에 가운데의 저런 톱니바퀴처럼 생긴 레일을 하나 더 사용합니다.




융프라요흐로 갑니다!

태극기가 걸려있어 깜짝 놀랐던 한 상점.



아이거의 얼음. 여기서 잠시 정차했습니다.

참고로, 여기서부터는 웬만하면 절대 뛰거나 하면 안됩니다. 왜냐하면 고산증 때문입니다.

삼성 로고가 보이시나요?
열차를 타고 위로 올라가면서, 열차 내부의 TV 에서 지금 이 융프라요흐로 올라가는 선로를
만들기 위해 걸렸던 시간과 인력과 노력이 어떠했는지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어' 음성이 있더군요. 딱 하나 문제는 한국어 음성만 너무 목소리가 작아서
뭐라고 하는지 듣기가 무척 힘들었다는 점입니다.

여기가 아마 아이거의 벽 이었을겁니다.

세상이 발 밑에 있습니다.


재미있는점은, 아이거의 벽같이 융프라요흐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정거장의 화장실에는 수도가 없습니다. 대신 물티슈가 비치되어 있는데요. 아마 수도관을 끌어오기가 힘들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드디어 웅프라요흐에 도착했습니다!


은근히 복잡한 융프라요흐의 내부.
융프라요흐에 도착한건 좋았는데, 얼음궁전으로 가던 길에 일이 터졌습니다.

누군가 친절하게도 한글로 써놓으셨더군요.

여기서쯤 일이 터졌습니다.
얼음궁전 입구에 들어선 순간,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기 시작했고, 얼음궁전을 둘러보며 천천히 숨을 쉬고
물을 마시자 좀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이건 바로 고산증의 시작이었습니다.

고산증과는 별개로 얼음궁전안에는 볼게 꽤 많습니다.


만년설을 만져볼수 있도록 되어있는 곳.



조언을 하나 쓰자면, 무슨일이 있더라도 융프라요흐에 가실때는 터질듯이 빵빵하게 옷을 챙겨 입으시고,
'선글라스' 를 무조건, 반드시, 무슨일이 있어도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선글라스를 배낭에 두고 안가져왔다가 올라가서 정말 엄청나게 고생했습니다.
눈이 너무 부셔서 뜨기도 힘들고, 나중엔 눈물까지 줄줄 흐릅니다.
그래서 위에서 찍었던 제 사진들을 보면 아주 가관입니다.

엽서를 사러 매점으로 가면서도 고산증으로 인해서 한번인가 픽하고 쓰러졌었습니다.

간단한 전시물도 있습니다. 초창기 산악열차를 타던 관광객의 복장.

아까 받은 컵라면 쿠폰은 여기서 쓸수 있습니다. 따로 돈주고 사시면 엄청나게 비쌉니다. 젓가락도 돈을 받아요.

아이거의 벽의 돌이 들어있던 엽서.

간만에 먹는 라면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가만히 컵라면을 먹으면서 엽서를 쓰니 좀 진정이 되더군요.
저 혼자 고산증으로 고생하고 있다가, 같이 오셨던 누나가 카메라 후드를 매점에 놓고 오셔서,
그걸 찾으러 가셨다가 갑자기 구조대원 한명과 같이 오셨더군요. 무슨 일이었는지 여쭤보니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가시다가 갑자기 고산증이 찾아와 쓰러지셨고, 한 할머니가 구조대원을
불러주셔서 구조대원이 와 이상한 캔디를 먹이더니 그뒤 좀 나아졌다고 하시더군요.
이때부터 둘이서 정말 서로 한번씩 번갈아가며 쓰러지면서 조심조심 걸어갔습니다.

여기저기에 삼성 광고와 모니터가 많더군요. 반가웠습니다.

겨우겨우 걸음을 옮기면서 전망대로 올라갔는데요.
융프라요흐 여기저기에 'HELP' 버튼들이 있습니다. 고산증으로 쓰러지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있는 버튼들인데, 특히 전망대로 가는 한 200 M 길이의 통로에서는 고문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고산증을 간단하게 묘사하자면, 소주 3 병을 한번에 원샷하고 누군가 양쪽 귀에대고 대형 스피커로 소리를
지른뒤, 천식에 걸려서 숨을 제대로 못쉬게 되면 비슷할겁니다.
이때쯤 누나와 저는 누가 당장이라도 지상으로 우리를 옮겨주기만 한다면 갖고있는
돈이든 뭐든 다 줄 의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고산증에 걸리는건 아니고, 10 명중에 2 ~ 3 명정도만
걸린다고 하더군요. 재미있는점은 운동을 엄청나게 한 사람이라고 안걸리는게 아니고, 그렇다고
몸이 비실비실해서 한번도 운동같은건 해보지도 않았던 사람이라고 고산증에 꼭 걸리는것도 아니더군요.
뭣보다 중요한건 급하게 몸을 움직이지 않는 거였습니다.
정말 고산증을 한번 겪어보기 전에는 가끔 다큐멘터리 같은 곳에서 산에 올라갔다가 고산증으로 다시
내려오는 사람들을 보고 '에이, 엄살 부리네' 이랬었는데 지금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말 무산소 등정을 하시는 분들은 위대한 분들입니다.


전망대도 멋집니다.



밑에 꼬물거리는 검은 점들은 사람들입니다. 거렇게 걸을수 있는 코스가 있는데 도저히 엄두도 안나더군요.

하도 정신이 없었던지라 사진도 기울어져 있네요. 정확하게 저와 누나는 사진을 딱 2 장 찍고 내려왔습니다.

의자에 앉아 기다리며 열차를 타고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클라이네 샤이덱으로 다시 내려오기까지, 정말 쥐죽은듯이 잠만 잤습니다. 고산증으로 고생하고나니 정말 피곤하더군요.

중간에 발견한 희안한 조각상. 왜 한국이 여기에 있었을까요?

클라이네 샤이덱에 도착하자 좀 정신을 차릴수가 있었고, 여기서 아까 점심에 뵌 한국분들과 대화를 하다가 근처 건물에서 잠시 쉬다 열차를 탔습니다.




중간에 잠시 정차했던 작은 역에서.





라우터브루넨에 도착했습니다.

유럽 주요 여행지 여기저기에 가면 이런 호텔 예약기가 있습니다. 물론 저는 가난한 여행자였기에 한번도 써보진 못했습니다.



라우터브루넨에 있던 한국어가 적혀있던 유스호스텔. 한국인에게 꽤 유명한 곳인가 보더군요.


오른쪽의 폭포가 보이시나요?

세월이 흐름이 느껴지던 집.



외관이 독특했던 집 1.


외관이 독특했던 집 2.


드디어 돌아온 인터라켄. 융프라요흐 관광은 넉넉잡아 하루를 모두 잡아야 합니다. 중간에 라우터브루넨이나 그란델왈드에서 묵을게 아니라면요.

중간에 들른 마켓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으려고 누나와 돈을 합쳐 재료를 샀습니다.

아기자기한 정원을 가지고 있던 집.

버스를 타고 유스호스텔로 돌아와 역에 내리자, 한 일본인과 인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름은 타로였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호스텔에서 헤어져 샌드위치를 만들러 갔다가 잠시 국제전화를 해보고
(한 인도인 여자아이가 도와줬습니다.) 소스를 가지러 방에 갔다가 한 인도네시아 인도 만나고,
부엌으로 내려와 샌드위치를 누나와 함게 만들고 있는데 타로와 아까 그 인도네시아 사람을 다시
만났습니다. 샌드위치를 만들며 (전에 스웨덴에서 구입했던 빵에 발라먹는 소스 (베이컨 맛) 가
마요네즈 대용으로 유용하더군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저와 같은 방을 쓰던 두 남자도 만났는데
알고보니 캐나다에서 온 형제였더군요. (윗 사진) 한 무뚝뚝하던 남자는 독일인이었습니다.
그러다 누나와 같은 방을 쓴다던 룸메이트까지 만났고, 만든 샌드위치를 누나와 함께 먹고 남은건
후에 도시락으로 쓰기로 하고 냉장고에 보관해둔뒤, 기념사진을 한장 찍고 헤어졌고, 전 이탈리아 민박집을
예약하고 누나는 타로에게 도쿄 여행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식당에서 타로와 찍은 사진. 정말 친절한 사람이었습니다.
씻고 나오다 방에서 타로를 만났고, 타로와 식당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일기를 쓰다가
한 이상한 할아버지 (약간 정신이 이상하셨던것 같았습니다.) 도 만났고, 그후 방에 올라가
조금 뒤척이다 타로가 들어와 짐을 정리하기 쉽게 불을 비춰준뒤, 잠시 뒤에 잠이 들었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